택시운전사 첫인상은 그다지 좋지 못했다. 왜냐하면 한참 군함도가 스크린 장악하고 그에 못 미치는 퀄리티로 인해서 또 한국 영화는 국뽕/신파/스크린독점으로
관객수 딸딸이친다! 이렇게 놀림받고 있던 시기였기 때문이다. 불과 몇주 전이지만 그때 같이 다음 상영 예정이었던 택시 운전사가 세트로 까이고 있었다.
그러나 실제로 관람하고 느낀 것은 군함도와 달리 영화 내에서 보여주는 스탠스도 괜찮았고, 재미있게 볼 수 있던 영화 였다.
괜히 선입견이 생겨서 보러 가지 않았다면, 생각보다 아쉬움이 많이 남았을 법한 영화였다. 그래서 이번에 보러가길 정말 잘했다고 생각이 들었다.
이 영화를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제목과 같이 가벼움 속 무거움이다.그리고 이번 감상은 이것을 중심으로 이야기할 것이다.
1. 가벼운 분위기
택시 운전사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분위기다. 소재가 광주 5.18민주화 운동에 관한 것이어서 무거운 분위기로 시종일관 진행하려나? 이런 생각을 했다. 그러나 오히려 가벼운 분위기를 끌고가면서 사건 속으로 들어가는 구조를 선택했다.
개인적으로 매우 잘한 선택이라고 본다. 최근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겪고, 국민들은 박근혜 탄핵시키면서 성공적이고 평화로운 민주화 운동을 이뤄냈다.
이와 대조적으로 사회는 좌/우대립으로 몇날 며칠동안 속앓이를 했고, 그 시간동안 많은 스트레스가 발생되어서 지칠대로 지키게 되었다.
이 작품 만일 무거운 분위기에서 진행되는 내용이었다면 글쎄라는 생각이 들면서 지금 보다 덜 봤을것 같다. 또, 이런 분위기 때문에 직접적인 역사 소재에 대한 해석을 하지 않고 관찰자인 주인공처럼 간접적인 방식을 택했다고 비판 할 수 있다.
충분히 분위기자체도 가볍고 주인공의 내적갈등을 위주로 나타나다보니 저런 면이 부족한 것은 이해가 간다.
그래도 가벼운 분위기가 장점이자 가장 큰 특징이라고 뽑은 것은 우리 사회의 현재 지친 상태를 잘 파악했고, 그 분위기에 따라서 관찰자입장을 고수 했다. 그리고 관찰자도 엄격 근엄 진지한 사람이기보다는 그 때 당시의 타 지역 소시민으로 잘 설정했다.
그로 인해서 발생하는 가벼운 공기는 사건에 대한 부담감을 줄여주고, 해당 사건을 목격했을 시 긴장감과 무거움이 상대적으로 강하게 나오게 해준다.
이런 영화의 느낌 때문에 가벼운 분위기로 이끌고 간것은 큰 장점이다.
또한 연출 역시 후술하겠지만 가벼운 분위기와 어우러지는 애니메이션 스러운 느낌이 나서 좋았다.
2. 애니메이션 느낌
사실 영화에 대해서는 이론부분도 약하거니와 분석하기보다는 감상에 가깝기 때문에 이렇게 표현했다. 앞서 말한 가벼운 분위기와 엮어지는 내용인데. 주인공인 송강호가 보여주는 내적갈등이나 행동 그리고 만들어지는 긴장감과 갈등,해소의 모습이 한편의 애니메이션 느낌이었다.
그리고 뒤에서 나오는 택시 도주씬이나 탈출하는 장면 모두 사실적인 면보다는 작위적인 느낌이 강해서 애니메이션 같다고 생각하기 좋았다. 이게 나쁘다는 것은 아니고 이런 느낌으로 감동을 주려고하고, 소시민들이 힘을 합치는 모습 혹은 희생하는 모습이 등장하는데
여기서 주인공인 송강호가 갈등을 하고 이겨내고 성장하는 모습이 마치 소년만화, 청춘물의 주인공 느낌이 물씬 낫다.
그렇기 때문에 무거운 분위기를 자아내는 장면이나 갈등을 최고조로 하는 장면이어도 그렇게 부담되는 느낌이 없고, 가볍게 볼 수 있었다. 그럼에도 사건에 대한 무거움은 느낄수가 있었기에 밸런스를 정말 잘 잡았다고 생각된다.
또한 소년만화스러운 내적갈등과 보여주는 성장은 다른 소재였어도 충분히 이야기를 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 그 만큼 이 영화가 하나의 애니메이션스러운 느낌이고, 실사영화라고 보기에는 좀 거리감이 개인적으로는 느껴졌다
그렇기 때문에 "광주 5.18 민주화운동"이라는 소재에 잡아먹히지않고 내용을 전개 할 수 있던 것이다. 소년만화/청춘애니메이션과 같은 구조를 지니고 있었기에 어떤 소재를 사용했어도 분명 메세지는 전달 되었을 것이다.
가끔씩 등장하는 역사를 소재를 다룬 영화에서 보여지는 문제가 바로 소재가 이야기를 잡아먹고 그르친다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애니메이션느낌은 그것을 막아주고
이야기를 잘 진행해 나간다.
흔히 잘 만든 애니메이션에서 느끼는 밸런스감각이 나타났다고 영화를 폄하하려는게 아니라 말 그대로 가벼움과 무거움의 밸런스가 잘 나타났기에 이렇게 표현 한것.
3. 관찰자
택시운전사의 가장 중요한 포인트가 바로 관찰자 입장인데 앞서서 말했지만 간접적인 방식으로 그 때 당시의 광주를 바라본다. 실제로도 그 때 당시에 타 지역사람들은 광주에 무슨 일이 일어난지도 모른다. 더 나아가 영화처럼 순천/남원 등의 광주 인근도 어떤 일이 일어났다고는 감지했다.
하지만 실제로 그런 무서운 일이 일어났다고 생각하지 못한다. 그런 점을 잘 보여주면서 소년만화스러운 느낌을 잘살리게 해주었다. 왜냐 결국 주인공은 타지 사람이기 때문에 개인의 문제를 더 치중할 수 밖에 없다.
그럼에도 관찰자가 해당 사건을 경험하고 느끼면서 결국에는 그 사람들을 버리지 못하고 겨우 탈출한 광주를 다시 돌아가겠다고 하는 그 모습
정말로 대단하다. 주인공이 스스로 성장했고, 사람이라면 그런 희생을 보고서 쉽게 뿌리치고 도망갈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기도 한다. 소시민의 용기 단합 희생 정말 멋있는 소재를 무겁지 않게 잘 표현했다.
그렇게 할 수 있던 것은 주인공이 타지사람이고 관찰자 이기 때문에 더더욱 빛이 난게 아닐까 싶다. 서두에서도 말했고, 지속적으로 말했지만 비겁해보이는 관찰자 시점이지만 결국에는 성장하고 갈등을 이겨내는 그 모습이 정말 좋았다. 이것은 관찰자이니까 나오는 상황이다.
그 상황이 억지스럽지만, 계속 보여주는 가벼운 분위기와 소년만화스러운 느낌이 그 위화감을 못 느끼게 해준다.
오히려 화려한 휴가처럼 직접적인 당사자보다 이런식으로 하는 것이 훨씬 좋다고 생각한다.
정말 잘한 선택이라고 한번이고 두번이고 말하고 싶다.
사실 더 많은 걸 적고 싶지만, 감상평에서 벗어날거 같아서 이정도만 쓰려고 한다. 평소에 다른 영화를 보면 이리저리 뜯어보고 이야기하고 그러는데 그냥 이 영화에 대해서는 길게 말하지않고, 선입견과 다른 정말 재미있는 영화였다 정도면 될거같다고 생각한다.
택시운전사 영화는 무겁게 보이지만 실상은 매우 가벼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야기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소재의 무거움을 100프로 활용하진 않았지만, 가벼움 속에서 무거움을 느낄 수 있게 밸런스를 잘 잡은 영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