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며
요새 애니 리뷰에 대해서 부정적인 이야기만 써둔거 같아서 이번에는 긍정적인 리뷰를 해보려고 한다. 특히 작년 애니 중에서 가장 재미있었던 메이드 인 어비스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려고 한다.
범람하는 이세계 관련 애니메이션이나 라이트노벨 및 만화 덕분에 이세계라는 개념 자체가 매우 저질화 되었고 나 역시 차원이동 혹은 이세계라는 단어만 보더라도 컨텐츠에 대해 선입견을 가지고 재미없다는 확증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메이드 인 어비스는 지금 유행하는 차원이동 이세계가 아닌 생소한 다른 세계에 대한 기본적인 접근과 모험이라는 소재를 너무나도 잘 살렸다. 이세계물이라고 불리우는 장르는 대부분 모험에 기반을 하고 있지만 메이드 인 어비스처럼 이세계를 탐험한다라는 느낌을 제대로 살린 작품은 없었다.
이런 이세계에 대한 설정과 이해 뿐만 아니라 이야기의 힘마저도 가지고 있는 작품이 메이드 인 어비스이다.
1. 이세계에 대한 원초적인 접근
작품 초반부터 이세계에 대해서 원초적이며 기본적인 접근 방식을 보여주고 있다. 예로부터 우리는 새로운 세계에 대한 인지를 무조건적으로 좋게 받아드리지 않았다. 역사적으로 신대륙 탐험이 있었고 가깝게는 우리나라 역사에서 나오는 색목인과 흑인들에 대한 반응이 그렇다. 물론 마르코폴로의 지팡구 이야기나 아틀란티스처럼 이상향 혹은 환상의 세계라는 동경도 남아있다.
이러한 긍정적인 환상보다는 세계관 내에서는 공포라는 부정적인 분위기가 더 강하다. 신대륙 발견 이전 바다 끝은 세상의 끝으로 이해하여 죽는다 하였고 우리도 역시 바다 끝 혹은 북쪽의 끝은 항상 공포의 대상이었다. 메이드 인 어비스는 이런 미지에 대한 공포를 정말 잘 살렸다.
정확히 작품 내에서 완벽한 미지는 아니지만 이세계인 어비스에 대한 지상 거주자들의 이미지가 존재한다.
위의 그림들은 작품 초반부터 이세계인 어비스가 가지고 있는 공포스러운 면을 임팩트있게 묘사했다. 어비스라는 곳은 단순하게 유물 발굴하여 생업을 하게 도와주는 천연자원의 보고가 아니라 공포스러운 이면을 지니고 있다는 것을 시청자에게 각인시켰다. 특히 마지막 장면에서 효과음을 추가하여 한층 어비스의 두려움을 어필했다.
이런식의 접근은 이세계라는 곳이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이야기의 중심이 되고 등장인물에게 지대한 영향을 줄 요소라는 것을 보여준다. 미지에 대한 공포는 단순한 무서움과 두려움뿐만 아니라 의외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과연 정말 무서운 것일까?라는 물음 말이다.
이것은 주인공인 리코를 통해서 보여준다. 리코는 미지의 어비스를 단순한 공포의 세계가 아닌 호기심으로 그리고 본인이 원하는 것을 알 수 있게 해주는 이상향에 가까운 세계로 보고 있다.
이에 반해 레그는 겉모습과 달리 가장 일반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자신이 알고 있는 세상과 다른 미지에 대해 두려움을 느끼고 호기심보다는 앞으로 뭐가 나올지 모르는 공포감을 느낀다. 이는 이세계에 대한 접근 방식에서 가장 일반적으로 나타나야할 반응이고 어찌보면 정상적인 반응이라고 봐야한다. 마치 현실 역사에서 나타나는 전근대사회 특유의 좁은 세계관을 담고 있기도 하지만 생소한 것에 공포를 느끼는 평범한 사람의 반응이자 인식이다.
이렇게 두 가지로 나뉘어서 이세계를 말 그대로 다른 세계라는 것을 잘 보여주고 등장인물을 통해서 그것을 한 번 더 각인된다. 이는 차원이동 이세계물에서 이세계라는 배경은 별달리 주목을 받지 못한다. 말 그대로 배경 그림 혹은 그냥 넘어왔다 다른세계다 라는 수준에서 끝난다.
그러나 이 작품은 다른 세계라는 배경을 있는 그대로 살리고 우리가 생각했던 아니 더 나아가 사람이 가지고 있는 미지에 대한 본능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메인 소재가 되는 이세계(어비스)에 대한 접근은 요새 찾아보기 힘든 정통파스러운 방법이자 시청자들이 빠지게 될 수 밖에 없는 마력을 제공한다.
2. 주연과 조연의 균형
메이드 인 어비스의 또 하나의 매력은 어비스라는 배경뿐만 아니라 이야기의 힘이다. 여기서 말하는 이야기의 힘은 치밀한 구조와 완벽한 복선회수와 같은 숨막힐듯한 이야기의 압박감이나 매력보다는 등장하는 주연과 조연이 보여주는 조화이다.
단순하게 주연을 중심으로 이끌어가는 이야기가 아니라 마치 게임에서도 메인 스토리 이외의 서브스토리에서 의외의 퀄리티 있는 이야기가 있듯이 레그와 리코의 이야기 뿐만 아니라 조연들의 이야기도 매우 매력적이다. 그리고 이 매력은 결코 주연을 역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주거나 훼손시키지 않는다.
오젠과 라이자의 이야기
나나치의 이야기
여타 다른 인물들의 작은 이야기
이러한 조연들의 이야기는 주연들을 훼손시키지 않으며 오히려 주연과 조화를 이루며 이야기의 힘을 더욱 탄탄하게 가져나간다. 어비스로 내려가는 과정에서도 주변 인물들을 그저 지나가는 용도가 아닌 각자의 입장을 한 번씩 보여준다.
그리고 이후 만나는 오젠, 나나치와 같은 인물들 또한 개성이 강해 주연인 레그와 리코를 공기화 시킬 수 있지만 오히려 그런 걱정 없이 자신의 캐릭성을 강화시키면서 메인 스토리는 그대로 유지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나나치와 오젠 모두 그러한 모습을 보여주는데 오젠은 라이자와 함께 먼 과거의 이야기 나나치는 좀 더 가까운 이야기 하지만 이 두가지 이야기 모두 서브 캐릭터 중심이지만 알고보면 결국 메인스토리로 귀결이 된다.
구성과 캐릭성 강화는 이 애니메이션이 보여주는 어비스에 대한 배경과 함께 그 이야기가 시너지를 발휘해서 시청자로 하여금 어비스라는 세계에서 떠날 수 없게 만든다.
당장 저 일러스트에 있는 캐릭터들이 모두 골고루 나오는 것은 아니지만 저 캐릭터가 단순히 공기화 되는 것도 아니고 주인공 버디인 리코와 레그를 잘 받쳐주면서 이야기의 전개에 도움을 준다.
그렇기 때문에 어비스를 향해 간다는 일직선의 구조를 가진 서사임에도 강력한 몰입도와 호기심을 유발한다.
마치며
사실 처음 애니를 접할 땐 너무나도 페도스러워서 망설였지만 정말 보기 잘한 작품이었다. 동글동글한 그림체라서 거부감은 애니를 보면서 짤과 같은 느낌으로 특유의 동글동글한 맛이 중화되었고 오젠이나 라이자의 이미지가 역시 그런 것을 못느끼게 해주었다.
더 나아가 동글동글한 이미지와 달랐던 어비스의 그 자체의 매력은 정말 대단했다. 이세계라는 것에 대한 본질적인 이해와 인간의 역사가 보여준 새로운 세계에 대한 탐험 그리고 거기서 느껴지는 공포감과 동경심을 정말 잘 표현했다.
또한 이세계에 대한 이해뿐만 아니라 어비스를 탐험하면서 보여주는 비쥬얼과 브금은 '이세계'에 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는 애니였다. 이런 이세계에 대한 본질적인 접근과 어비스의 비쥬얼은 이 애니메이션에서 떠날 수 없게 하는 흡입력과 몰입도를 보여준다.
이를 통해서 거부감 있던 그림체는 정말 부차적인 요소로 치부가 된다. 한마디로 페그오의 나이팅게일이 못생겼지만 그 스토리와 설정으로 매력을 한 껏 올린 것처럼 동글동글한 그림체는 이야기에 빨려들어간 순간 신경 쓰지도 않게 된다. 그러나 이 동글동글한 그림체는 취향 이전의 또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데 작품 내의 연출과 어우러져서 작품 후반부에 엄청난 시너지를 내게 만든다.
이 말이 무슨 말인지 알게 된 순간은 이미 이 작품의 매력을 느끼게 된 순간일 것이다.
또한 성우들의 연기는 캐릭성을 한 껏 올려주고 더욱 몰입하게 만든다.
메이드 인 어비스는 이세계가 무엇인지 차원이동과 다른 진짜 이세계에 대한 매력을 한 껏 뽐냈으면 그것은 이야기를 통해서 한층 매력을 더 부가시켰다.
이것은 원작의 힘뿐만 아니라 애니화를 했을 때 보여주는 연출능력은 2017년 애니메이션 중 최고라고 칭할 수 있다.
그리고 마지막 엔딩 씬에서 여태까지 왔던 여행을 기구를 통해서 역으로 보여주는 그 연출은 정말로 이 애니의 매력을 다시 한번 보여주는 것이었다.
요새 애니가 볼게 없다 옛날애니같지않다 그러는 사람에겐 꼭 봤으면 하는 애니메이션이다. 무조건 옛날 애니가 최고가 아니며 아직까지도 애니메이션의 매력을 보여 줄 수있는 애니가 있다는 것을 당당히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