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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imaition review

이별의 아침에 약속의 꽃을 장식하자 - 호불호

1.첫인상


 이 애니메이션이 극장에서 개봉한다고 했을 때 사실 기대반 걱정반이었다. 

왜냐하면 오카다 마리가 각본 겸 감독이었기 때문이다. 오카다 마리의 작품을 재미있게 본 것도 있지만 특유의 감정 과잉 설정이나 연출이 꽤나 보기 버거웠기 때문이다. 

오카다 마리의 수많은 작품을 다시 생각해보면 등장인물 관계와 그 관계 속에서 터져나오는 감정표현이 시청자로 하여금 부담을 느끼게 하는 경우가 많다. 꽃이 피는 첫걸음도 그랬고  그날 본 꽃의 이름을 우리는 아직 모른다도 그랬다. 적극적인 감정표현으로 이입과 몰입을 유도하는 것이 좋지만 작품의 등장 인물 이해관계가 얽히면 안좋은 시너지를 낸다.

이로인해서 작품의 서사는 붕뜨고 감정과잉에 놓여진 등장인물들의 캐릭성은 자극적인 상황에 묻히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이 작품도 처음엔 매우 걱정을 많이 할 수 밖에 없었다. 게다가 판타지라니 분명 판타지라는 세계관은 겉돌고 위에서 언급한 감정과잉에 빠진 등장인물을 봐야할까 걱정이었다. 그래도 기대하는 부분이 아예 없던 것은 아니었다.

바로 감독이라는 위치가 스스로 제어하게끔 해주지않을까라는 기대였다. 그래서 폭주하면서 각본을 쓰지 못하지않을까 하는 거였다. 혹자는 오히려 감독이라는 위치가 더 부추기는 것이 아니냐고 물을 수 있겠지만 나는 높은 위치에 있을 수록 그렇게 독단적으로 나가기 더 힘들거라고 생각한다. 더 많은 사람의 눈치를 봐야하기 때문에 단순 각본가로써 밀어붙이치는 것과 감독으로써 밀어 붙이는 건 다르다고 본다. 

그래서 기대,걱정을 모두 생각하면서 이 애니메이션을 관람했다.

2.감상

 먼저 보고 온 사람들은 오카다 마리식 신파, 무조건 울어야한다, 작품읙 구멍을 모성애로 세탁하려고 한다 등등 안 좋은 평가가 많았다. 실제로 서사의 빈약함이나 개연성을 그러한 신파로 넘기려는 모습을 보여준다. 하지만 나는 그게 무조건 나쁘다고 생각하지않는다. 이러한 평가는 잘 생각해볼필요가 있는데 개인적으론 오카다 마리가 오히려 자신의 장점을 살린 케이스로 봐야한다. 

오카다 마리가 치밀한 구성을 하는 스타일도 아니고 감정을 잘 살리는 가끔 지나치기도 하지만 이런 스타일이 장점인 각본가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작품도 자신의 장점을 잘 부각했다고 보면 된다.

특히. 이번에는 다른 작품과 달리 질척거리는 것과 다른 답답한 삼각관계가 거의 없다고 봐도 된다. 물론 옅은 삼각관계는 나오지만 그것은 사실상 두 주인공에게 집중되게 하기 위한 단순한 장치에 불과하다.

이 작품은 결국 마키아의 성장물로 보면 된다. 판타지라는 설정도 마키아라는 캐릭터에게 성장하게끔 도와주는 단순한 배경이자 설정이다. 한마디로 설정이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는 소리이다. 봤던 사람이면 알겠지만 오랫동안 산다는 종족 설정 이외의 나머지 요소들은 사실상 없어도 될 정도로  마키아 본인 혹은 주변 인물들의 관계와 자신의 성장에 집중되어있다.

이런 점이 꼭 나쁜 것은 아니지만 위에서도 지적한 신파에 대한 내용은 충분히 나올만했다. 작품 초반부터 레나토라는 고대의 생물 등장과 비행씬을 보면 일본식 보이밋걸 모험 판타지를 기대했을텐데 알고보니 내용은 마키아의 성장과 모성애였다.

게다가 부족한 서사를 저 두 소스와 감정 과잉 상태에 의존하는 모습이 나타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긍정적인 평가를 더 하는 것은 TVA와 다른 극장판이라는 템포에 주목을 해야한다. 

TVA는 극장판보다 더 긴 템포를 가지고 진행이 된다. 12화와 3개월이라는 시간 때문에 극장판처럼 압축적인 모습보다 길게 진행하고 에피소드를 보통 3~4화 내지로 끊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TVA에 비해 짧은 시간에 집중해야하므로 압축해야하는 능력이 매우 중요하다. 이런 차이점은 오히려 오카다 마리의 폭주를 억제하고 자신의 단점보다 감정표현이라는 장점에 두각을 낼 수 있었다.

딴길로 샐 시간적 여유가 없는 극장판답게 마키아와 아리엘이라는 두 주인공에게 집중 할 수 밖에 없었다.

덕분에 다른 등장인물에 대한 감정이나 행동이 잘 이해가 안 갈 수가 있다. 대표적인 인물로 레일리아가 있다. 레일리아의 경우 험한 고생으로 캐릭이 변화하고 자신의 딸에 대한 내용이 좀더 필요 했지만 그것은 과감하게 생략되었고 역시 크림도 마찬가지로 매우 단순한 복수와 과거에 얽메이는 인물하나로 전락해버렸다.

이렇게 단순화 시킨것에 비해 마키아와 아리엘은 두드러진 성장을 보여준다. 마키아는 자신의 정체성 혼란과 무엇을 해야할지 모르겠다는 느낌을 팍팍 주는 사춘기 캐릭터이다. 그리고 자신의 고민을 아리엘을 통해서 극복하고자 한다. 처음에는 고아가 된 아리엘과 동질감을 느끼고 아리엘을 잘 키우면 자신의 고민도 해결될 거라는 막연한 믿음에서 시작한다. 그러나 알고보니 그것은 그렇게 단순한 문제가 아니었고 자신이 고민하게 된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사랑'이라는 감정이었는데 이것은 모성애와는 달랐다. 그리고 이 모성애를 깨달아가면서 마키아는 엄청난 성장을 보여주고 이야기 후반부에서 성장을 하고 깨달은 것을 통해 주변 인물들과의 복잡한 관계를 스스로 마무리 짓는다.

보통 이 부분에서 오카다 마리라면 난잡해질 확률이 높아지지만 압축,집중해야하는 극장판이기 때문에 이 마키아의 모성애를 기반한 성장과 아리엘이 처한 특수한 환경으로 인한 고민,갈등에 집중 할 수 있게 되었다.


3.정리

 그렇다. 한마디로 극장판이라는 특성 때문에 오카다 마리의 단점이 상쇄되었고 장점이 부각된 작품이라고 볼 수 있다. 좋은 작화도 이러한 시너지에 한몫을 해냈다. 

하지만 중간에 시나리오가 바뀐 듯한 애매모호한 설정 구멍, 개연성 부족 등의 다양한 문제와 특유의 신파와 감정과잉 상태 때문에 몰입도가 떨어지는 호불호가 나타나는 작품이라고 볼 수 있다.

호불호가 있을 뿐이지 이것은 결코  못 만들었다라는 말을 들을 수준은 아니라는 것을 말하고 싶다. 

판타지라는 배경과 설정보다는 두 주인공의 성장에 눈 여겨 본다면 쉽게 몰입 할 수 있고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