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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imaition review

페이트 아포크리파(Fate Apocrypha) : 주객전도

들어가며


 

 타입문이  현재까지 있게 해준 IP는 월희도 공의 경계도 아닌 바로 페이트 시리즈일 것이다. 그리고그 인기와 팬덤의 규모는 어마어마하다. 그래서 페이트는 물론 다른 타입문 작품의 팬덤까지 모이고 활개쳐서 소위 달빠라는 멸칭을 얻게 되었고 악명도 높았었다. 이들은 오그라드는 대사와 중2병스러운 분위기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팬덤의 규모와 인기는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가 않는다. 페이트 그랜드 오더(FGO)라는 모바일게임까지 진출하여 그 인기를 유지하고 있다.


 또 페이트 스테이 나이트 본편은 2006년에 첫 애니화를 시작해서 UBW 극장판까지 스튜디오 딘에서 제작하였고 그 이후 페이트제로/ 페이스테이나이트 UBW(TVA)/ 헤븐즈필 극장판으로 이어지는 유포터블 리메이크작까지 수 많은 애니화를 진행해왔다. 어떻게 해서 이런 인기가 지속되고 유지가 되었을까?


 그것은 페이트 시리즈가 지닌 강한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바로 영웅의 이미지를 매우 오타쿠스럽게 소화시키고 대중적인 영웅들의 소스를 잘 활용하기 때문이다. 뭐 엄청 퀄리티가 높기 보다는 간단하게 "캐릭터 뽕"에 취하기 쉬운 물건이라는 이야기다. 세이버로 예를 들면 간단하게 여기사라는 오타쿠가 좋아하는 소스와  아서왕이라는 배경을 적절하게 부여해서 일종에 캐릭터성을 강화시키는 거라고 보면된다. 뭐 까놓고 말해서 그냥 이쁘고 멋져서 그렇고 그럴싸해보여서 그렇다는 거다.


 하지만 그냥 간과할 수 없는게 개인적으로 저런 특징이 매우 중요한 것이 페이트 시리즈라고 생각하는데 아포크리파는 이와 같은 점을 간과하고 아무런 재미도 주지 못한 작품이었다. 2017년 기준으로 리크레이터즈와 페이트아포크리파는 쓰레기 작품 투탑을 달려도 할말이 없을 정도다. 전자는 그래도 오리지날이기에 어느정도 감안 할 수 있다쳐도 원작/애니메이션 둘다 쓰레기인 아포크리파는 도망갈 구석도 없다.


 사실 페이트 제로를 제외하고는 페이트 본편이외의 성배전쟁을 다루는 소설들은 여지 없이 졸작이라고 평할만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애니화를 시도했다면 개선을 하거나 봉합을 했어야 했다. 그러나 이 아포크리파 애니메이션은 아무런 수정을 가하지 않고 본편대로 진행이 되었다. 어떤 문제점이 있는지 하나하나 짚어보자.






1. 주인공 아닌 주인공 



 아포크리파의 주인공이자 이 작품을 말아먹은 1등 공신. 더 나아가서 작가의 자캐딸로인한 피해자..  '지크'


이 주인공 한 명에게 스포트라이트를 주기위해서 수 많은 캐릭터들이 너무나도 단순하게 소모되었으며 주변 캐릭터들을 바보로 만들었다. 즉, 작가의 역량이 부족하기 때문에 이런 면이 부각되었다. 근본이 없는 성배 전쟁이야기야 어차피 설정 구멍의 문제고 페이트 아류성배전쟁이 모두 지닌 문제점이고 페이트 시리즈의 모순이기도 하니 굳이 자세하게 이야기는 하지 않겠다.


그러나 지크의 주인공 역할에 대해서는 많은 의심을 가져야할 필요가 있다. 아니, 애니메이션을 본 사람이라면 의심이 생기고 왜 이렇게 만들었냐가 떠오를 것이다.


적과 흑의 진영으로 나뉘어서 싸우는 거대한 성배전쟁을 무의미하게 만들기도 했으며 이 주인공이 성배를 가지고 무엇을 하겠다는 당위성마저 설득력이 없다. 오히려 악역으로 나오는 시로의 주장에 수긍이 갈 정도로 빈약한 메세지를 가지고 있다.


더 나아가 이 캐릭터의 최고 문제점은 '지크'라는 캐릭성을 부여를 못 헀다는 점이 아니라 앞서 이야기한 주변 캐릭터까지 미치는 영향력이 문제다. 흔히 주인공을 천재 혹은 대단한 인물로 연출할 때 제일 쉬우면서도 위험한 행동인 주변인을 바보로 만들고 주인공만 멀쩡하게 만드는 형태를 취한다.


간단하게 이세계물을 보면 주인공 이외의 사람들을 바보천치로 만드는 연출을 말하는 것이다.  그로 인해 주인공은 작품 내에서 돋보이게 되지만 작품의 방향성을 잃게 되고 서사의 힘도 약해진다. 왜냐하면,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를 풀어내기도 매력을 보충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들을 바보로 만들고 무능력하게 만듦으로써 주인공에게 특징을 부여했지만 반대로 나머지 캐릭터들에 대한 매력을 모두 상실하게 되었다는 말과 같다. 


 먼저, 주인공의 이름이 지크인 것은 흑의 세이버로 나타난 지크프리트가 주인공을 보고 자신의 심장을 건냈고 그걸 계승하는 차원에서 지크가 된 것인데 이부터 지크프리트라는 캐릭터를 무책임한 서번트로 만들고 성배전쟁에서 탈주를 하게되었다. 더 나아가 룰러 (잔다르크)의 호의를 계속 받으면서 령주 보충도 하게 된다.


이렇게 푸쉬를 받은 주인공은 무엇을 위해 싸우고 무엇을 보여주었을까?


아무도것도 없었다라고 하는 게 맞다. 애니를 본 사람이면 알겠지만 도대체 이 주인공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도저히 파악이 안 될것이다. 실드치자면 최종결전에서 보여주는 인간이 지닌 가능성이라는 측면인데 이것을 가지고 최종보스에 대항하는 대의도 약하며 전기물에서 보여주어야하는 주인공의 주도성이라든지 주인공이다라는 개성도 일체 존재하지 않는다.


지크프리트 마이너 카피+호문쿨루스라는 태생에서 벗어나지 않고 그저 오냐오냐 해줄뿐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그래서 아포크리파의 스토리는 처음부터 끝까지 산만하며  긴장감이 생성되지 않았다. 


지크가 주인공이면서 주인공이 아니기 때문에 일어난 문제이다. 군상극 스타일의 페이트시리즈에서 중심을 잡아야할 주인공이 중심을 못 잡고 주인공 다움을 못보여줬다. 그래서 모든 이야기가 어설프며 다른 캐릭터들도 조명받기는 커녕 지크를 위해 소모될뿐이었다. 그러므로 결말은 당연히 어처구니가 없고  오히려 후술할 모드레드가 훨씬 주인공 다웠다.





2. 캐릭터의 빠른 소모와 변질



 



 이 웅장하고 진지한 포스터 속에 담겨진 서번트 중 기억에 남는 모드레드 하나 뿐이라고 말할 수 있다. 2쿨임에도 불구하고 작중에 저렇게 많이 나오는 서번트들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 이는 원작의 문제이기도 하며 이 애니의 문제이다. 


앞서 지크를 위해서 캐릭터들이 많이 소모되었다고 언급을 했다. 여기서는 다른 방식의 소모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려고 한다. 무슨 말이냐하면 지크를 위해서 작가가 의도적으로 소모한 것과 달리 자신이 만들어둔 성배대전이라는 적과 흑의 단체전 규모를 감당하지 못했다.


그래서 작품 전체적으로 템포가 빠르기보다는 군상극의 형태를 갖추지 못하고 있다. 군상을 보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1인칭 주인공에 초점을 잡혀서 이야기가 이끌어지는 것도 아니다.


그 이유는 구색만 군상극이며 단체전 성배전쟁이고 실상은 그저 지크가 어슬렁 어슬렁 거리다가 아마쿠사 시로를 무찌르는 것뿐이며 그 사이에 있던 다른 캐릭터들의 싸움은 그저 소모품이며 하나의 군상으로도 취급받지 못한다.


더 나아가서 들어가기에서 말한 것처럼 영웅의 대중적인 이미지와 오타쿠화를 적절히 디자인한 캐릭터성을 하나도 살리지 못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룰러인 잔다르크가 있다. 작 중에서 온갖 정신적 육체적 고통을 견디는 잔다르크가 그저 지크를 통한 협박으로 무너지는 꼴을 보여주고 있다. 아무리 좋아하는 캐릭터가 지크라고 해도 너무나도 큰 갭으로 무너진다. 자신의 부모님, 신념에 관한 공격을 해도 끄덕 없던 잔느는 그저 지크 이야기가 나오니 무너지다 못해 멘붕을 한다.








 이렇듯 기본적인 성녀라는 이미지를 차용하며 강인한 정신력을 보여주는 캐릭터이다. 하지만 지크 하나 때문에 무너지다 못해 허벌레 하는 병신이 되어버린다.

한발 물러서서 어느정도 지크에 대한 감정이 있기에 그런 공격에 무너질 수가 있는데 그것을 보여주는 과정이 너무나도 어처구니가 없다. 잔다르크가 지니는 성녀의 이미지+ 오타쿠 캐릭터의 이미지 두 균형이 무너져 버려서 도대체 무슨 캐릭터인가? 라는 물음이 생긴다.


그렇다고 해서 룰러인 잔다르크와 지크가 어느정도 관계성이 짙어질정도의 에피소드가 할양이 되었는가? 아니다. 모드레드 버디와 비교해서 생각해보면 바로 알 수 있다. 아무런 관계가 깊어지는 껀덕지 없이 그런 모습을 보여주는 것부터 스토리의 힘이 빈약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것은 앞서 말한 지크의 문제점이고 그 결과가 주변 캐릭터들의 변질과 과도한 소모이다. 


다른 서번트들이야 몇번 나오고 몇마디하다가 싸우고 사라지지 주인공과 버디를 맺고 다니는 캐릭터인 잔다르크가 이렇게 호구가 되어버리니 맥이 빠질수 밖에 없다. 스토리를 이끌어 나가는 건 등장인물인데 주인공도 주인공 답지 않고 받쳐주는 주변 캐릭터들도 주인공 때문에 변질되었으니 스토리 진행은 처참하게 될 것은 기정된 사실이다.


그정도로 주변 캐릭터들은 무너져 갔다. 잔다르크를 물론 아스톨포처럼 주인공 주변에 가까울수록 캐릭터성은 옅어지고 무너져갔다. 오히려 몇번 싸우고 소멸한 다른 적,흑의 서번트들이 인상이 깊을 정도로 말이다. 비중의 차이가 있어서 완전이 뒤집긴 힘들지만 기본적으로 캐릭성이 변질되고 나빠졌다는 건 사실이다.



3. 진짜 주인공 모드레드


 




지크-잔다르크-아스톨포 보다 훨씬 주인공스러웠던 모드레드 버디


군상극이었기 때문에 분량을 어느정도 부여했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지고 있는 캐릭터성과 그 두명의 활동, 스토리를 본다면 지크를 제치고 당당하게  주인공이라고 말해도 된다.


일찌감치 적의 진영과 단독 행동으로 하면서 마스터-서번트 관계를 다른 등장인물도 밀도있게 쌓았으며 작품이 진행이 되면 될수록 잔느-지크보다 훨씬 주인공스럽다는 느낌을 받을것이다.


더군다나 실제 스토리상으로도 기승전결을 가지고 있으며 모드레드가 마지막 전투에서 깨달음을 얻는 과정까지 성장형 주인공의 모습을 강력하게 보여준다. 

이렇게 개성이 강하고 주인공 다운 캐릭터가 주인공이 되지 못하고 이야기 속의 소모품 하나로 전락하게 되니 작품의 몰입도는 물론 전체 이야기가 매우 어설퍼지고 설득력이 떨어진다.


왜냐하면 이렇게 서번트와 마스터간의 관계를 확립하고 의지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갈등을 해결하고 끝내 엔딩마저도 둘의 관계가 어떤하지를 보여주면서 끝난다. 

이것부터 이 작품은 주인공을 잘 못 배정했으며 이야기의 중심부도 잘못 설정 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모드레드와 같은 강력한 캐릭성을 가진 등장인물이 그저 하나의 소모품으로 전락하고 지크를 어거지로 이야기 중심부에 편입했다.

그러므로 이 애니는 망작이라고 욕을 먹어도 싸다.


혹시 누가 주인공이냐라는 질문을 받는다라면 


지크-잔다르크와 모드레드-시시고 두 버디 간의 캐릭터성, 설득력 등을 비교하면 압도적으로 후자에 손을 들어줄 수 밖에 없다.






왜냐 이 엔딩 장면봐도 알 수 있다시피 모드레드의 주인공일 수 밖에 없다는 분위기가 넘쳐 흐른다.  성배에 대한 갈망, 과거에 대한 후회 그리고 강력한 적을 격파, 정체성의 깨달음 이런 주인공과 같은 요소를 지니고 있는데 백번 천번 물어봐도 이 애니에서는 모드레드가 주인공이라 말할 수 있다.


 그래서 아포크리파 리뷰 부제를 주객전도라고 한 것이다. 주인공이어야할 캐릭터가 주인공이 되지 못하고 주인공이 아니어야할 캐릭터가 주인공이 되어버렸다. 이것이 아포크리파의 이야기다.


그래서 시작부터 삐걱거리고 끝에 가서는 수습도 할 수 없었다. 심지어 엔딩마저도 페이트 스테이 나이트 페이트루트를 마이너 카피했는데 오히려 부실한 주인공 덕분에 이런 요소들은 의미조차 없게 되었다.


정말 모드레드 엔딩이 더 이해가고 몰입되며 납득이 간다. 서번트-마스터로 이루어지는 페이트 시리즈의 매력을 듬뿍 보여주기도 했고 말이다. 







마치며



작가의 캐릭터 편애가 얼마만큼 이야기를 망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작품이라고 기억이 될 것이다. 오리지날도 아니고 엄연히 소스가 있는 시리즈의 외전이고 평타만 쳤어도 흥행이 보장되는 배경이 있음에도 이렇게 처참한 스토리를 가지고 있었다.


지크에 대한 과도한 투자는 작품의 완성도를 망쳤으며 오히려 가능성이 있는 캐릭터가 단순하게 소모되는 어처구니 없는 결과를 보여주었다. 지크로 인해서 서번트들의 캐릭성은 처참하게 되었으며 가장 큰 피해자는 잔다르크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시로와의 대결에 있어서 시청자 혹은 독자에게 어필 할 수 있는 주장도 없으며 그렇다고 공감이 가능 주장을 하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악역인 시로의 심정이 이해가 갈 정도로이다.


이처럼 캐릭편중으로 인한 캐릭성과 서사의 붕괴는 지크라는 주인공을 설정했을 때 예견된 문제이며 충분히 해결 할 수 있는 문제임에도 지크에 대한 과도한 투자가 괴상한 작품을 만드는데 일조했다.


군상극의 스케일 조절 실패는 그렇다 치고 넘어가더라도 페이트 스테이 나이트의 시로와 아포크리파의 지크를 비교할 때 중심을 어느정도 잡고 있는지를 생각해보면 지크가 무슨 문제를 지닌 주인공인지 알 수 있다.


모드레드가 주인공이었어야할 애니가 지크에게 넘어가니 이야기는 무너지고 결말도 어처구니가 없게 되었다. 이거야 말로 주객전도 본말전도가 되어버린 애니메이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