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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imaition review

신격의 바하무트 : 삼천포로 빠지다

들어가며



 사이게임즈가 초반부터 힘을 준 애니프로젝트이고 그러한 힘이 느껴질정도로 탄탄한 애니였다. 처음에는 사이게임즈의 게임을 안해봤기 때문에 IP에 대한 생소함이 있어서 방영 당시에는 관심을 주지 않았다. 이후 그랑블루판타지를 접하면서 관심이 늘어났고 그랑블루 판타지 애니가 생각보다 볼만했기 때문에 세간의 평가가 훨씬 좋은 신격의 바하무트 애니를 보게되었다.  


그리고 생각보다 괜찮은 애니 퀄리티를 보여주었다. 독자적인 세계관을 바탕으로 보여주는 전형적인 모험활극이었고 스토리 역시 그 세계관을 잘 활용하고 메인스토리와 바하무트라는 소재를 끝까지 잘살리면서 마무리를 잘 지었다. 오리지날 애니메이션의 정석을 보여주면서 요새 드문 모험활극으로 승부했고 충분히 먹혀들어간 작품이었다. 

특히 파바로와 카이사르라는 두 캐릭터를 서로 다른입장에서 이야기를 투트랙으로 진행시켜 결국 한 곳으로 결착을 짓게하는 방식은 고전적이면서 정도 그 자체를 보여주었기 때문에 매우 마음에 들었다. 또한 모험을 통해서 아미라와 파바로 카이사르와 리타라는 두 축이 정말 잘 활용되어서 캐릭터의 매력을 잘 느끼게 해주었고 마지막 엔딩 역시 바하무트라는 소재와 함께 마계/천계/인간계가 서로 간섭하는 세계관을 잘 활용함과 동시에 모험이라는 장르에서 주인공이 겪을수밖에 없는 전형적인 고뇌와 결말을 보여주고 깔끔하게 마무리가 된다.


 그러나 바하무트2기는 1기의 모험활극과 주인공들의 매력이라는 전략을 다른 방식으로 풀어내려고 했지만 니나와 샤리오스 17세를 무조건적으로 밀어주는 행태로 인해서 이야기, 캐릭터. 개연성 등 애니의 모든 밸런스가 무너지게 되었다. 하지만 캐릭터들의 매력을 1기와 다른 방법으로 풀어낸 것에 대해서는 일정 효과가 있었다. 

1기에서는 파바로/카이사르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되지만 2기에 와서는 2기 주인공들과 잘 어우러지면서 1기에서 비중이 좀 적었던 바카스 함사와 같은 캐릭터들이 활약하면서 또 다른 매력을 보여주었다. 


 2기의 주인공 푸쉬만 아니었더라면 훨씬 좋은 작품이었는데 2쿨이라는 분량에 비해 너무나도 아쉬운 전개와 마무리였다.





1. 이야기 : 동상이몽


 

 


신격의 바하무트 제네시스 (1기 키비쥬얼)





신격의 바하무트 버진소울 (2기 키비쥬얼)





 바하무트 1기와 2기의 차이는 완성도 뿐만 아니라 기본적인 방향성부터 차이를 가지고 있다. 이야기를 전개하는것부터 기존과 다른 방식으로 한다고 앞서서 이야기했고 키비쥬얼을 본다면 분위기의 차이가 있다는 것을 상기할 수 있다.


둘 다 게임은 껍데기만 빌린 수준으로 사실상 오리지날 애니메이션으로 봐도 되지만 1기가 왜 더욱 고평가가 되는지는 스토리를 전개하는 방식에서 차이가 나타난다. 물론 계속해서 말하지만 2기의 이야기 전개의도는 잘못된 것이 아니지만 결과적으로는 실패하기 되었기 때문에 어느정도 질타를 받을 수 밖에 없다. 


1기의 경우 파바로와 카이사르라는 두 주인공을 활용하여 이야기를 전개한다. 결말에서 하나로 모이는 투트랙 방식이지만 그 안에서 보여주는 모험과 스토리는 해당 캐릭터의 매력을 뽐낼 수 있는 에피소드를 배치해놨다.  파바로의 유쾌함과 능청스러움 / 카이사르의 외골수적인 강직함을 보여주기 위해서 모험을 통해서 각자의 신념과 상반되는 사건을 마주치게 되고 거기서 자신의 색깔을 보여주면서 극복을 한다. 


그리고 결말에서도 역시 파바로와 카이사르의 캐릭터성을 극대화시키면서 바하무트를 잡는 모습을 보여주고 아미라에 대한 사랑과 세상을 구하는 대의를 고민하는 파바로의 고민까지 오리지날 애니의 정석을 보여주면서 설정은 다소 느슨하지만 캐릭터성을 잘 살리면서 매력을 뽐냈다.


 그러나 2기에 와서는 이와 다른 방식으로 스토리를 펼쳐낸다. 1기의 두 주인공을 중심으로 깊게 파고 들었다면 이번에는 2쿨이라는 분량도 있기 때문에 주인공 중심보다는 주변 캐릭터와의 조화를 중심으로 풀어낸다. 바카스와 함사가 오히려 주인공인 니나보다 훨씬 이야기에 관여를 하고 감정표현도 좀더 풍부하게 한다. 하지만 니나를 중심으로 펼치는 이야기와 주변인물들의 에피소드를 생각해보면 1기보다 밝은 분위기로 전환했고 좀 더 밝은 이미지를 활용하나 했으나 니나의 오용과 모험의 부재 및 2쿨에 비해 한 없이 작은 스케일이 2기가 생각하는 것을 무너트리게 되었다. 

 

2기의 스토리는  전반부에 나름 진지함과 밝은 분위기의 밸런스를 유지하면서 새로운 느낌을 살리고자 했지만 결국 실패해버렸다. 1기의 서브캐릭터들을 메인 스토리에 편입시키려고 하는 것은 좋았지만 그 과정에서도 다른 서브캐릭터(루시펠이나 가브리엘 등)를 병풍으로 만들었고 2쿨이라는 긴 내용 속에서 전혀 활용하지 못하였다. 더 나아가서는 초반부에 던진 떡밥과 인물의 관계를 깔끔하게 해소시키지 못했다. (물론 밝은 분위기와 가벼운 스토리 그리고 1기의 오마쥬 등은 정말 긍정적인 요소이며 매력이었지만 너무나도 아쉬울 정도로 새로운 매력을 불어넣지 못했다.


더 나아가 바하무트를 부활시키고 토멸하는 과정에서 1기보다 밝은 분위기의 내용과 괴리 그리고 그것을 진지하게 바꿔나가는 과정 아무리 오리지날이어서 감안하고 보는 것이 있지만 1기와 2기는 대비될 정도로 이야기의 힘을 잃어버렸고 처음의 밝은전개와 톡톡티는 맛을 보여주려고 한것은 실패했다.


1기는 생각하는 대로 잘 표현했지만 2기는 생각한것과 실행에 있어서 엄청난 차이를 보여주었다. 마치 같은 곳에 있지만 서로 다른 꿈을 꾸는 것처럼 말이다.


더욱이 엘이라는 캐릭터는 대놓고 아미라 포지션을 가져왔지만 도저히 왜 가져온지 모르겠고 그냥 있었다가 없었졌습니다 수준으로 퇴장하게 된다. 이렇게 캐릭터에 대한 소모는 1기와 다른 가볍고 통통튀는 느낌+1기의 조연이 메인스토리로 편입하는 과정처럼 장점이 있던 2기의 스토리를 불쏘시개로 만들어버린다. 


그정도로 2기의 스토리는 추구하고자하는 바와 달리 다른 모습을 보여주었다.





2. 인물 : 나르시시즘



 


1기의 카이사르/파바로



 

 2기의 샤리오스/ 니나




1기의 주인공 중 한 명인 파바로 역시 엄청난 자아도취를보여주지만 거북하거나 역겹다는 둥 부정적인 반응보다는 유쾌하다는 느낌을 더 받을 수 있다. 그러나 파바로 뒤를 잇는 2기의 주인공인 니나는 오히려 자아도취 할 수 있는 부분을 약하게 만들었고 좀 더 유쾌하게 만들었지만 전혀 그런 느낌을 주기가 힘들었다. 


왜냐하면 캐릭터에 대한 과도한 몰아주기와 가벼운 분위기의 스토리를 유지하기 위한 가벼운 설정들이 그 원인이다. 파바로의 경우를 보면 속물 그 자체인 캐릭터지만 자신이 하려고 하는 일에서는 강단있게 하면서 특유의 가볍게 받아치는 대사와 성격을 보여주면서 유쾌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그러나 니나는 멋진 남자를 보면 용으로 변하는 설정이라든지 발랄한 컨셉 등 바하무트의 세계관을 고려하면 매우 유쾌한 주인공을 넘어서 새로운 바람을 가져올 거같은 새로운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위와같은 설정을 뒷받침 해줄 스토리가 없었고 그 매력을 발산하기에는 멋진남자를 보면 용으로 변하는 그 설정 때문에 오히려 가볍고 발랄한 소녀캐릭터보다는 이상한 이케맨성애자 용족이 되었을 뿐이다. 그로인해서 1기의 파바로를 잇는 유쾌한 주인공은 성사가 될 수 없었다.


게다가 니나와 엮이는 샤리오스 역시 1기에서 카이사르마냥 대척점에 있으면서 동시에 결말로 가는 다른 시점의 캐릭이지만 전혀 활용하지 못했다. 말 그대로 니나를 위한 멋진 남자일뿐이지 또 하나의 주인공 역할은 전혀 해주지 못했다. 그렇게 할 수 있는 설정과 위치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스토리에서는 그저 잘생긴 찐따일뿐이었다.


 특히, 초반에는 철권 통치를 하는 강력한 왕이라는 위치에서 후반부로 오자마자 대의를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한 '한 남자'로 세탁을 하게 되어버린다. 자신이 천계/마계에 대한 횡포와 침략 그리고 탄압에 대해서는 그저 대의라는 이름으로 퉁쳐지고 더불어서 니나의 다른 한쪽이 되는 것이 확실시 되자마자 말도 안되는 세탁을 한다. 

모든 것은 바하무트를 위해서 할 수 밖에 없었던 희생이었고 나 역시도 희생한다는 명분을 보여주면서 보는이로 하여금 어처구니 없게 만든다. 더불어 니나는 주인공임에도 불구하고 엘과 관계된 스토리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고 더 나아가 마지막에서 사랑의 힘!! 하는 부분을 제외하고서는 중심을 잡지 못하였다.


오히려 초반의 남자만 보면 두근두근 거리는 연출이 더 나을 정도로 후반부의 니나는 존재감이 없었다. 이정도면 왜 주인공인지 모를 정도.. 


단순하게 밀어주는 커플링만 봐도 캐릭성 차이가 두드러진다 샤리오스/니나 vs 파바로/아미라만 해도 캐릭성을 느끼고 몰입하고 이해하는 정도만 따져봐도 에피소드를 통해서 어떤 캐릭터가 더 공감이 갈것인가? 샤리오스의 그 이상한 찐따스러운 복수와 세탁이 되는 내용에 감명 받는 니나와 파바로가 아미라와 모험을 하면서 호감을 가지게 되고 비밀을 알게 되었음에도 좋아하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솔직한 감정보다 세상을 구하는 결단까지 그 상황을 보면 캐릭성부터 차이가 난다. 심지어 샤리오스/니나 쪽은 대놓고 다른캐릭터들 공기화 시키면서까지 비중을 줬음에도 불구하고 이정도이다.


 그래서 2기의 캐릭터들은 작가가 마음에드는 커플링을 의도적으로 밀어준 느낌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왜냐하면 1기와 다른 선택이라는 것을 파바로를 통해서 증명한다. 대의보다는 사랑을 고르겠다는 니나의 모습은 1기의 파바로와 대치가 된다. 그러나 1기에서 보여주는 파바로의 크나큰 결심과 달리 2기에서의 결단은 그런 감정의 차이나 고민은 커녕 아 그런가보다 수준으로 전락했고 샤리오스가 행한 전쟁의 책임은 사랑의 힘과 바하무트 토벌이라는 것으로 세탁되었고 나름 업보라고 샤리오스의 눈과 니나의 목소리를 댓가로 지불했지만 1기의 엔딩과 다른루트라고 보여준거에 비하면 너무나도 초라하다.


이것은 결국 캐릭터에 대한 과한 사랑과 어설픈 스토리가 만들어낸 괴물이다. 니나와 샤리오스는 스토리의 중심에 존재만 할 뿐 이끌지 못하였다. 샤리오스는 그나마 니나보다 나은 편이지만 후반부로 접어들수록 얼굴 잘생긴 찐따가 되버어렸다.






마치며



 신격의 바하무트는 1기 마지막에서 바하무트와 아미라/ 대의와 자신이라는 두 가지 갈림길을 제시하면서 유쾌했던 파바로에게 진지한 고민을 하게끔 만들어버린다. 그리고 파바로는 대의와 바하무트 토멸이라는 선택지를 골라서 가슴아픈 결정을 하게되고 세상을 구한다. 이에 반해 2기는 1기와 다른 선택지라는 것을 보여주기위해서 니나는 대의보다는 자신의 하고싶은 대로라는 파바로의 원래 성격 그 자체를 보여주자고 했다.


하지만 그 길을 선택을 했다면 곧장 앞으로 갔어야 했는데 각본가는 너무나도 니나와 샤리오스가 사랑스러웠던지 좋게좋게 풀어주려고 수많은 캐릭터 소모와 병풍화 그리고 말도 안되는 감성팔이(선택의 댓가)를 통해서 1기의 다른길임을 보여준다.


정말 삼천포로 빠져도 한참 빠졌다. 1기에서 보여주었던 세계관과 캐릭터의 매력을 다른 의미로 살리고자 하고싶었지만 그 길은 잘 못된 길이었고 되돌아올수도 없었다. 

바하무트2기는 정말 다른 길만 골랐지 어떻게 갈지 모르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세간에는 각본가의 폭주라고 하지만 애초에 1기에 보여주었던 이야기와 다르게 같은 세계관에 가볍고 통통튀는 이야기를 전달하는 것이 먼저 정해져있었다면 어느정도 의도한 영입이라고 볼 수 있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정말 실패라고 볼 수 있다.


바하무트2기에 대해서 보통은 1기의 후속작이기 때문에 같은 분위기와 계속 이어지는 것을 더 많은 사람이 요구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2기라는 후속보다는 외전격 혹은 스핀오프 / 평행세계와 같은 느낌으로 진행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후속 타이틀로 진행되었던 것이 오히려 더 아쉽게 되었다.


삼천포로 빠지지않고 1기처럼 오리지날 애니의 정도대로 적당한 떡밥과 내용으로 진행 했으면 1기의 완성도와 매력을 이어갈 수 있었을텐데 너무나도 아쉬웠다.


1기의 다른 루트를 보여주고 싶은 의도는 오히려 니나/샤리오스라는 새로운 주인공들에 대한 편애와 함께 무너졌고 재미마저 실종했다.


1기를 봤을때 그 재미를 하나도 못살려서 너무나도 아쉬운 애니였다.